제주도 푸른밤 [2004.10.24]
연 출 김규태
극 본 박지숙
출 연 김민주(희숙 역), 엄태웅(기태 역), 김윤석(경수 역), 김갑수(노숙자 역)
연 출 김규태
극 본 박지숙
출 연 김민주(희숙 역), 엄태웅(기태 역), 김윤석(경수 역), 김갑수(노숙자 역)
▷ 기획의도
함께 한 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
우리는 여러 사람과 한 사건을 공유하지만 그것을 담은 기억은 각자 다르다.
그렇다면 그 기억들은 모두 진실이 아닌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준 기억만을 간직한 남자와
그 시간들을 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하는 한 여자의 러브스토리.
프롤로그
노숙자 ; 예. 여. 여보세요. 여기는 서울인데요.
거, 거기.. 에. 최. 에 최희이이이. 숙.
거기 혹시 최희숙 이라는 사람 있어요?
거, 거기.. 에. 최. 에 최희이이이. 숙.
거기 혹시 최희숙 이라는 사람 있어요?
1개월전
희숙에 마지막선물을 주기위해 막노동, 장의사보조, 대리운전을 하는 기태
3개월전
기령 ; 미안해
기태 ; 뭐가?
기령 ; 신경 못써서
기태 ; 신경 안써서 생긴 병 아니라니까.
기령 ; 기태야.
기태 ; 뭐가?
기령 ; 신경 못써서
기태 ; 신경 안써서 생긴 병 아니라니까.
기령 ; 기태야.
기태 ; 매형한테 돈 도로 갖다 줘. 또 마이너스 통장이지
나 진짜 이 나이에 쪽팔려. 그 동안 내가 받아 쓴 용돈이 얼만데
기령 ; 요즘 취직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네탓 아냐
기태 ; 요즘? 누나, 나 백수 된 지 2년이야 2년. 자그마치 이년
기령 ; 다들 그래
기태 ; 여행사란 여행사에는 내 이력서 안 들어간 데가 없을 거다.
기령 ; 요즘 취직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네탓 아냐
기태 ; 요즘? 누나, 나 백수 된 지 2년이야 2년. 자그마치 이년
기령 ; 다들 그래
기태 ; 여행사란 여행사에는 내 이력서 안 들어간 데가 없을 거다.
두 번 넣은 데도 있어요.. 아! 인제 이력서 안써도 되겠구나.
기태 ; 누나
기령 ; 응
기태 ; 나 수술 안 해.
기령 ; 그래
기태 ; 더 이상 조르기 없기다.
기령 ; 그래
기태 ; 그거 참 열나게 웃기는 소리야. 응, 수술해도 살지,
기령 ; 응
기태 ; 나 수술 안 해.
기령 ; 그래
기태 ; 더 이상 조르기 없기다.
기령 ; 그래
기태 ; 그거 참 열나게 웃기는 소리야. 응, 수술해도 살지,
말지 모른다니 말이야. 죽어도 책임 안지고, 살면 지들 덕이고.
기태 ; 아 ! 나 삼 개월 동안 뭐하냐. 할 일도 없는데 뭐하면서 기다리지
기령 ; 어디. 여행같은거 갔다 올래? 돈 필요하면 얘기 해
기태 ; 시끄러! 그놈의 돈타령.. 이거도 다 누나껀데 나 없어지면 이것들
기령 ; 어디. 여행같은거 갔다 올래? 돈 필요하면 얘기 해
기태 ; 시끄러! 그놈의 돈타령.. 이거도 다 누나껀데 나 없어지면 이것들
다 처분해서 마이너스 통장이나 갚아라
기령 ; 기태야
기태 ; 왜? 또? 나 밥 좀 먹자.
기령 ; 희숙이
기태 ; 응
기령 ; 기태야
기태 ; 왜? 또? 나 밥 좀 먹자.
기령 ; 희숙이
기태 ; 응
(동생에 대해 툴툴거리지만 진짜 속마음은 그렇지 않은 외강내유형 누나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었다 . 감독이 특별히 애착이 간다는 기태와 기령의 대화씬은 뭐랄까? 슬픈감정이 안으로 수렴되기만 하지만 더할 수 없이 강해져만 가는 느낌이랄까 뭐 그런 특별한 느낌을 준다)
만나서 죄 진 것도 좀 반성하고 미안한 것 좀 사과하고.
너는 자식아. 아무것도 없다고 이자식아. 양심도 없냐
마지막으로 희숙을 보기위해 부산으로 떠나는 기태
기태의 회상
기령 ; 저런 놈이 뭐가 좋아
희숙 ; 남자답잖아요.
기령 ; 남자답기는
희숙 ; 멋있잖아요
기령 ; 멋있기는
희숙 ; 최민수 같잖아요
희숙 ; 남자답잖아요.
기령 ; 남자답기는
희숙 ; 멋있잖아요
기령 ; 멋있기는
희숙 ; 최민수 같잖아요
기태 ; 너 지금 뭐하는 거야 ?
희숙 ; 내가 뭘 ?
기태 ; 이게 진짜. 너 지금 외상값 좀 갚아주고 위세하냐? 어
진짜 이게 갚아 주면 될 거 아냐. 갚아 드린다고요. 아 나 진짜.
희숙 ; 오빠. 오빠 감기 들어. 우산 써. 오빠.
오빠, 내가 잘못했어. 가지마. 오빠.
희숙 ; 내가 뭘 ?
기태 ; 이게 진짜. 너 지금 외상값 좀 갚아주고 위세하냐? 어
진짜 이게 갚아 주면 될 거 아냐. 갚아 드린다고요. 아 나 진짜.
희숙 ; 오빠. 오빠 감기 들어. 우산 써. 오빠.
오빠, 내가 잘못했어. 가지마. 오빠.
기태 ; 임신? 임신? 임신?너 ?
누구 확 속 터져서 뒈지는 꼴 볼래? 왜 말 안해! 벙어리야? 꿀 먹었어?
왜 말 안해
희숙 ; 무슨 말을 해
기태 ; 야. 너 지금 내 꼬라지 알아 몰라
희숙 ; 오빠가 어때서
기태 ; 하하 .. 내가 어때서? 내가 어떠냐고? 몰라서 물어!
누구 확 속 터져서 뒈지는 꼴 볼래? 왜 말 안해! 벙어리야? 꿀 먹었어?
왜 말 안해
희숙 ; 무슨 말을 해
기태 ; 야. 너 지금 내 꼬라지 알아 몰라
희숙 ; 오빠가 어때서
기태 ; 하하 .. 내가 어때서? 내가 어떠냐고? 몰라서 물어!
내가 지금 자식새끼 낳아서 기를 형편이 되냐
희숙 ; 나도 일 하고, 오빠도 취직 하고
기태 ; 야! 내가 하기 싫어서 취직 안해
희숙 ; 그 소리가 아니고
기태 ; 너 내가 막노동 판에서라도 굴렀으면 좋겠지
희숙 ; 직업에 귀천이 어딨어
기태 ; 조용히 안 해
희숙 ; 그리고. 애기는 다 자기 먹을 복 타고 나는 거래
기태 ; 누가! 누가 그래! 누가 그래! 너 똑바로 말해. 너 우리 누나랑 짰냐
너 임신하라고 누나가 시켰어..이것들을 그냥! 야 너 미쳤지? 어?
와... 일부러 애를 가져? 와. 나 너 진짜 싫다.
그렇게 시집이 가고 싶으면 선봐서 가!
왜 나한테 엉겨.. 야. 울지마. 어? 인제 니 눈물 보는거 짜증난다. 어?
짜증나서 확 돌아버리겠다고.. 당장 지워.. 당장 지우라고!
사람 목숨이 장난이야.. 당장 지우고!
너랑 나랑 이제 끝내. 아주 징글징글하다
내가, 너 보는 것도 이제 징글징글해
희숙 ; 오빠
기태 ; 싫어? 좋아 싫다 이거지? 너 당장 따라 와
희숙 ; 오빠. 오빠
기태 ; 차라리 너 죽고 나 죽자
희숙 ; 나도 일 하고, 오빠도 취직 하고
기태 ; 야! 내가 하기 싫어서 취직 안해
희숙 ; 그 소리가 아니고
기태 ; 너 내가 막노동 판에서라도 굴렀으면 좋겠지
희숙 ; 직업에 귀천이 어딨어
기태 ; 조용히 안 해
희숙 ; 그리고. 애기는 다 자기 먹을 복 타고 나는 거래
기태 ; 누가! 누가 그래! 누가 그래! 너 똑바로 말해. 너 우리 누나랑 짰냐
너 임신하라고 누나가 시켰어..이것들을 그냥! 야 너 미쳤지? 어?
와... 일부러 애를 가져? 와. 나 너 진짜 싫다.
그렇게 시집이 가고 싶으면 선봐서 가!
왜 나한테 엉겨.. 야. 울지마. 어? 인제 니 눈물 보는거 짜증난다. 어?
짜증나서 확 돌아버리겠다고.. 당장 지워.. 당장 지우라고!
사람 목숨이 장난이야.. 당장 지우고!
너랑 나랑 이제 끝내. 아주 징글징글하다
내가, 너 보는 것도 이제 징글징글해
희숙 ; 오빠
기태 ; 싫어? 좋아 싫다 이거지? 너 당장 따라 와
희숙 ; 오빠. 오빠
기태 ; 차라리 너 죽고 나 죽자
희숙 ; 오빠. 와 있었어? 난. 안 오는 줄 알고 먼저 들어갔는데
기태 ; 차가 밀려서
희숙 ; 그랬구나
기태 ; 괜찮아? 생각보다 빨리 끝나네
희숙 ; 그래? 나는 되게 길게 느껴지던데
기태 ; 걸을 수 있어? 걸어도 되 ?
희숙 ; 응. 그럼
기태 ; 어디가 ?
희숙 ; 집에. 좀 쉬어야겠다.
인상 쓰지마. 응. 오빠 나 잠깐만
기태 ; 왜 ?
희숙 ; 구역질난다. 잠깐만.
기태 ; 업혀
기태 ; 차가 밀려서
희숙 ; 그랬구나
기태 ; 괜찮아? 생각보다 빨리 끝나네
희숙 ; 그래? 나는 되게 길게 느껴지던데
기태 ; 걸을 수 있어? 걸어도 되 ?
희숙 ; 응. 그럼
기태 ; 어디가 ?
희숙 ; 집에. 좀 쉬어야겠다.
인상 쓰지마. 응. 오빠 나 잠깐만
기태 ; 왜 ?
희숙 ; 구역질난다. 잠깐만.
기태 ; 업혀
희숙 ; 이야. 사람들이 막 길을 비켜주네. 오빠 앞길도 이렇게 뻥 뚫릴 거야.
오빠 미안해 속 썩여서. 이젠, 앞으론 없을 거야.
좋다.
기태 ; 야 ! 임마. 이게 뭐냐 임마. 이 꼴이 대체 뭐냐 임마.
이제, 이제 오빠 놔라. 이제 그만 해
여행길에서 희숙을 아프게 했던 기억들이 그를 괴롭힌다
기태 ; 시집가서 잘 살겠지. 하고 생각 했거든요. 근대 막상 시집 갔대니까
되게 이상한 거예요. 봐야지. 아직도 그렇게 상추처럼 풋풋하게 웃는지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봐야지. 하고 왔는데..아무리
생각해봐도 못되게 군거, 나쁜 짓 한거, 심술부린 거..뭐
그런 거 밖에 기억이 안 나는 거야. 발이 안 떨어 져요. 만날 자신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꼭 보고 싶었는데 꼭
되게 이상한 거예요. 봐야지. 아직도 그렇게 상추처럼 풋풋하게 웃는지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봐야지. 하고 왔는데..아무리
생각해봐도 못되게 군거, 나쁜 짓 한거, 심술부린 거..뭐
그런 거 밖에 기억이 안 나는 거야. 발이 안 떨어 져요. 만날 자신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꼭 보고 싶었는데 꼭
주인 ; 근데, 아까부터 마지막, 마지막 하는데 어디 갑니꺼?
기태 ; 예? 예. 가요. 저기 아주 멀리
주인 ; 보소. 마. 사람 이란기 안 죽으면 다 만나지게 되 있소
살아 있는 동안에는 마지막 이라카는기 없는기라
기태와 희숙과의 만남
기태 ; 왜 자꾸 봐 임마
희숙 ; 고마워서
기태 ; 고마워?
희숙 ; 응. 지나가다 들러서, 얼굴 보여줘서, 고마워
희숙 ; 얼른 돈 많이 벌어서 제주도에 팬션 사야지
기태 ; 응
희숙 ; 오빠 소원이잖아. 펜션도 짓고, 귤 농사도 하고,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아들, 딸 잔뜩 낳고정원에서
똥돼지 바비큐도 하고
기태 ; 자식이. 임마 뭐 그런 걸 다 기억하냐
희숙 ; 기억해야지. 그 힘으로 사는데
기태 ; 우리 희숙이 데리고 제주도 한번 갈걸
오빠가 좋은데 많이 아는데
희숙 ; 고마워서
기태 ; 고마워?
희숙 ; 응. 지나가다 들러서, 얼굴 보여줘서, 고마워
희숙 ; 얼른 돈 많이 벌어서 제주도에 팬션 사야지
기태 ; 응
희숙 ; 오빠 소원이잖아. 펜션도 짓고, 귤 농사도 하고,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아들, 딸 잔뜩 낳고정원에서
똥돼지 바비큐도 하고
기태 ; 자식이. 임마 뭐 그런 걸 다 기억하냐
희숙 ; 기억해야지. 그 힘으로 사는데
기태 ; 우리 희숙이 데리고 제주도 한번 갈걸
오빠가 좋은데 많이 아는데
희숙 ; 도망갔으면 좋겠어. 아주 멀리. 어디로 가야 될까? 어디로 가야...
그래 제주도가 좋겠다. 거기 참 좋다며. 오빠랑 꼭 가보고 싶었는데.
피유. 돈도 없으면서.. 거기 갈려면 비행기표도 있어야지,
거기 살려면 집도 있어야지, 집은 무슨 그냥 방 한 칸 이면 되지..
방 한 칸은 얼마나 할까? 한 삼백 만원?
보증금 삼백 만원이면 월세방은 얻을 거야. 월세는 뭐로 내나.
아! 그래. 귤 농장에 다녀야겠다
오빠. 이리 올라와서 자. 응? 목 아파. 바닥 차가워 감기 들어 응?
희숙 ; 고마워 나 갈게 오빠도 얼른 가
기태 ; 그래 너 가는 거 보고
희숙 ; 아냐 오빠 먼저 가
기태는 다시 희숙을 떠나고 희숙은 다시 신산한 삶으로 돌아간다.
그녀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는 그 기억들을 붙잡고 그녀는 신산한 삶을 감내하고 있었던 것
희숙의 회상→3개월전→1개월전
희숙에게 기태와의 시간들은 상처투성이가 아닌 아름답고 행복했던 온전한 기억들이다
기태 ; 하루에 한 그릇씩 백일. 너랑 나랑 백일 되는 날이다
희숙 ; 하하하하
기태 ; 웃지마.
희숙 ; 하이고 배야 하하하하
기태 ; 너 자꾸 웃으면 이거 안 준다
희숙 ; 뭔데
기태 ; 괜찮아? 어? 어디 봐. 어?
희숙 ; 괜찮아. 괜찮아.
기태 ; 너 앞으로 여기 나오지마! 아유 그냥!
희숙 ; 오빠 숨막혀
기태 ; 가만있어!
희숙 ; 응
희숙 ; 오빠 숨막혀
기태 ; 가만있어!
희숙 ; 응
(늦게까지 가게에 있는 희숙.. 낯선 사내에게 봉변을 당하는걸 기태가 구해내는 장면 개인적으로 잘린 이 씬에서 기태와 희숙의 연기는 정말 아까운 부분이다)
희숙 ; 총 쏘나
기태 ; 당연하지
희숙 ; 죽지마
기태 ; 뭐?
희숙 ; 약속해
기태 ; 뭘
희숙 ; 안 죽는다고 약속 하라구.
기태 ; 요 맹꽁아. 누가 들을까봐 무섭다.. 동원훈련 가서 죽는 사람 봤어?
희숙 ; 걸어
기태 ; 걱정 마. 오빤 안죽어. 너 두고 절대로 어디 안가.
희숙 ; 진짜지
기태 ; 끄덕
현재 (에필로그)
희숙 ; 네, 제가 최희숙 인데요
기태의 장례식에 찾아간 희숙
희숙 ; 오빠를 어떻게 아세요?
기태 ; 얼마나 예뻤는데요. 맨날 맨날 보고싶어서.
맨날 맨날 짜장면만 먹었어요
말도 좀 전해주실래요?
나같이 별 볼일 없는 놈. 많이 사랑해줘서 너무 고맙다고요
고맙다는 말 한번도 못했는데 말 안해도 알거예요
오빠가...우리 희숙이. 많이 울려서 너무 미안해
이거 밖에 못해주는 놈이라서 너무 미안해,
그리고, 그리고 오빠가 같이 못 가줘서 정말 너무 너무 미안해.
그녀는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시간들이 온전히 남아있는 기태의 유품을 받게 된다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그 별 아래.
정말로 그대가 외롭다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른밤 하늘아래로.
제주도 푸른 밤 바다, 푸르다.
기태 ; 밥은 안 시켰는데.
희숙 ; 맨날 면만 드시지 마시고. 밥도 드세요
기태 ; 저기요 ?
..
..
기태와 희숙의 곰삭은 사랑표현에 적절한 흑백화면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