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한 뒤에 서고 같은 것이 생겼다. 그래서 박스에 넣어서 오랫동안 창고에 쳐박아 두었던 낡은 잡지 더미를 겨우 가까이 둘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부피가 큰 것을 언제까지나 가지고 다닐 수는 없으니 적당한 시기에 처분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오늘날까지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다니던 것이다. 1970년 전후의 「평범 펀치」니 「영화평론」이니「태양」이니 「일본판 롤링 스톤」이니「다카라지마」니 하는 잡지들이다.
「평범 펀치」는 아직 오오하시 아유미씨가 컬러풀한 표지를 그릴 무렵의 것이고,「anan」도 창간호부터 몇 년치 인가 모아온 것인데, 1년쯤 전에 내가 키우던 수고양이가 히스테리를 일으켜 오줌을 싸질러서 많이 못 쓰게 되었다. 아까운 짓을 했다. 고양이 오줌이란 것, 정말 고약하다(가끔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여자들도 있지만, 책에 오줌을 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야, 오랜만인 걸 하고 생각하면서, 낡은 「평범 펀치」를 들고 페이지를 넘기니, 존 레논이 인터뷰하며 분노를 터트렸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비틀스는 이미 해산했지만, 레논은 아직 건강하게 살아 있던 때였다. 뭘 그렇게 화를 냈는가 하면, '우리(비틀스) 네 명은 지금까지 대체로 어떤 여자든 모두가 돌리며 공유해 왔다. 그런데 그 녀석들 세명은 요코에게 만은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았다. 그건 심한 굴욕이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지금 몹시 화가 나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그런 60년대적인 경위가 있었던가. 세상에는 별의 별일로 다 화를 내는 사람이 있군. 그러나 다른 모두가 요코씨에게 손을 대지 않은 마음도 뭔지 모르게 나는 알 것 같기도 하다.
팬티 스타킹이 등장한 것도 이 무렵의 일이었고, 덕분에 백화점 속옷 매장에서 팬티가 별로 팔리지 않게 되었다는 기사도 발견할 수 있었다. 팬티를 입지 않고 팬티 스타킹을 바로 신는 여자들이 늘어난 탓이라나? 흠. 세상 만사에는 우여곡절이라는 게 있지.
요시모토 다키아키씨 특집도 있었다. 당시의「평범 펀치」에는 꽤 강경한 부분이 있어 정치적인 기사도 많았던 것이다. 요시모토 씨는 그 무렵 날카로운 사상가로서 젊은이들 사이에 카리스마적인 인기가 있었다(지금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제목은 "요시모토 다키아키, 수수께끼의 사생활 전모"이다.
기사에 의하면, 요시모토 씨의 집에서 먹는 쌀은 자주유통미라고 한다. '그게 "수수께끼의 사생활"이야?' 하고 나는 따지고 싶어지지만, 굳이 이웃 쌀집에 취재까지 하러 가서 조사한 것이라니까 노력만은 인정해 주어야지. 그 1년 전에 에토 준씨가 요시모토 씨를 긴자의 고급클럽에 초대했다는 일화도 소개되어 있었다. 동석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요시모토 씨는 호스테스들의 연애상담을 들어 주며, 연애란 이런 것이야 하는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흠.
이런 식으로 옛날 잡지를 읽기 시작하자 알게 모르게 점점시간이 흘러가서 이삿짐 정리가 아무리 날이 지나도 좀체 끝나지 않았다. 큰일났다. 하지만 그만둘 수가 없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