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극이라는 볼거리에 감우성이라는 배우때문이었다
빈틈이 없는 탄탄한 각본, 화려하고 다양한 볼거리..그에 뒷받침 해주는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뒷자리에서 다시 보고 싶은영화..디테일이 살아있는 소품과 의상들을 미쳐 보질 못했다
감우성의 광대짓은 빈틈이 없을만큼 장생이란 인물에 그대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공길의 이준기는 너무 극찬의 기대치 때문인지 도입부에는 조금 약했으나 연기 참 잘하는 신인이란 생각이 들었다..과연 이준기라는 배우가 앞으로 어떠한 또다른 모습으로 영화에서 보여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어디에서 보니 동성애에 대한 얘기로 이영화를 기사화한 걸 보았는데..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수가 없었다
연산군이 공길에 집착하는 이유는 슬픈과거에 대한 애정결핍으로 인한 빈자리를 메우는 매개체일뿐..공길 역시 그시대에 천한 신분인 광대로써의 살아가는 방법일 뿐 이란 생각이 들었다. 공길에 대한 장생의 애정은 오래된 동료(?)이자 가족같은 정이 아니었을까?
동성애에 결부하기엔 너무 미약한 것 같다
올해의 영화시상식에선 이영화가 빛을 발했음 좋겠다
마지막 장면인 장생과 공길이 줄타기하며 허공에 떠있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
동성애에 결부하기엔 너무 미약한 것 같다
올해의 영화시상식에선 이영화가 빛을 발했음 좋겠다
마지막 장면인 장생과 공길이 줄타기하며 허공에 떠있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
장생
내, 실은 눈멀기로 말하면 타고난 놈인데,
그 얘기 한번 들어들 보실라우?
어릴 적 광대패를 첨보고는 그 장단에 눈이 멀고,
광대짓 할 때는 어느 광대놈과 짝 맞춰 노는 게
어찌나 신나던지 그 신명에 눈이 멀고,
한양에 와서는 저잣거리 구경꾼들이 던져주는 엽전에 눈이 멀고,
얼떨결에 궁에 와서는...
그렇게 눈이 멀어서...
볼 걸 못보고, 어느 잡놈이 그놈 마음을 훔쳐 가는 걸
못 보고. 그 마음이 멀어져 가는 걸 못 보고.
이렇게 눈이 멀고 나니 훤하게 보이는데 두 눈을
부릅뜨고도 그걸 못보고.
장생
넌 죽어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프냐?
양반으로 나면 좋으련?공길
아니, 싫다!장생
그럼 왕으로 태어나면 좋으련?공길
그것도 싫다!
난...
광대로 태어날란다.장생
이 년, 그 광대짓에 목숨을 팔고도 또 광대냐?공길
그래 이놈아. 그러는 네 놈은 뭐가 되련?장생
나야, 두말할 것 없이.
광대, 광대지!
이준기가 연기한 광대 '공길'은 연산군 일기 "공길 이라는 광대가 왕에게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비록 곡식이 있은 들 먹을 수가 있으랴"(60권 22장)'는 말을 하였다가 참형을 당했다"는 한 줄 기록에 의해 되살려진 캐릭터다. 가장 미천한 신분인 광대가 왕을 꾸짖는 발언을 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최고와 최하 신분의 두 인물이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고 짐작하게 하는 이 문헌은 영화적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이에 작품의 원동력을 불어넣어줄 인물로 허구적으로 만들어진 유일한 캐릭터가 바로 '장생', '자유'의 상징으로 강렬한 드라마를 이끄는 축이 된다.
이들은 서로의 모습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운명에 순응하고 부딪히며 삶을 영위한다. 다시 태어나더라도 왕이 아닌 천한 광대로 태어나겠노라 고백하는 광대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왕, 왕을 바라보는 한 여자. 이들을 주축으로 역사와 허구 사이를 절묘하게 넘나들며 아름다운 욕망과 화려한 비극을 그리는 <왕의 남자>는 관객들의 가슴에 강렬한 자국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