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씨, 여전히 강하시군. 이렇게 말은 하지만, 나는 골프라는 것을 태어나서 한번도 한 적이 없고 흥미조차 가진 적이 없어서 우즈 씨의 어디가 어떻게 강한지는 전혀 모른다. 대충도 모른다. 그저 그렇게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강할 것이라고 적당히 상상할 뿐이다.
우즈 씨(타이거 씨라고는 왠지 부르기 힘들군)는 내가 볼 때마다 언제나 모자를 쓰고 있다. 그러고 보니 모자를 벗은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목욕탕에 들어갈 때에도 침대 속에 있을 때에도 역시 그 나이키 모자를 쓰고 싱글거리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그것은 그것대로 뭔가 즐거울 것 같지만).
그래서 나는 이런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우즈 씨는 모자를 쓰는 대신 그 나이키 마크를 이마에 문신으로 새겨 넣어면 어떨까. 그러면 일일이 모자를 벗고 쓸 필요도 없고, 세탁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땀띠가 날 염려도 없다. 게다가 평생 가지 않을까. 나이키 사장도, '오, 우즈 씨, 그렇게까지 우리 회사 선전에 열심이라면.' 하고 감동해서 전속 계약료를 엄청 올려 줄 것이 틀림없다. 축하 축하. 게다가 이마에 나이키 마크, 멋있지 않을까.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골프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없을 뿐만 아니라 골프라는 스포츠 존재 자체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 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둘이서 밤새 술을 마시다 보면 모르는 사이 골프나 골퍼들의 험담을 하게 되는 일이 있다. 그 부티나는 골프웨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가. 울퉁불퉁한 공모양이 수상하다든가, 거의가 트집을 잡는 상황에 가깝지만 말이다.
미즈마루 씨는 학생 시절에 골프 코스에서 아르바이트로 캐디를 했었는데, 그때 질 나쁜 골퍼에게 이런저런 추행을 당한 탓에 골프 그 자체를 완전히 싫어하게 되었다. 젊은 날의 체험이랄까, 그런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다. 나도 학생 시절에 일본 은행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일만 엔짜리 지폐를 인쇄했기 때문에 그 후 완전히 돈이 싫어져 버렸다.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지만 말이다(아, 썰렁해).
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좋아하는데, 훗카이도의 골프장은 겨울이 되어 눈이 쌓이면 안성맞춤의 크로스컨트리 코스가 된다. 어디까지고 완만한 구릉이 이어지고, 곳곳에 깨끗한 숲과 연못이 배치되어 있으며, 주변은 고요가 감돌고 가끔씩 여우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이쪽을 구경한다. 정말 좋은 곳이다. 요즘 나와 골프장의 접점이라고 하면, 그 정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