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플 코트를 좋아해서, 한 십삼 년쯤 계속 같은 것을 입고 있다. 짙은 회색에 모자가 달린 상품으로, 살 때는 만오천엔이었다. 그 이후, 겨울이 오면 그 한 벌로 한풍을 견뎌내고 있다.
그 사이 세상에서는 실로 다양한 코트가 유행했다. 맥시 코트가 유행하기도 했고, 니트 코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가죽 점버가 유행하기도 했고, 모피가 유행했고, 런치 코트가, 스타디움 점버가, 피 코트가, 오리털 파커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 세월 동안 나는 내내 더플 코트를 입고 살았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꽤 바보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인내했다.
그러나 말이다, 세상은 어찌된 셈인지 한 바퀴 빙 돌아 제자리에 온 듯, 올해 들어 더플 코트를 입은 젊은이들 수가 늘어났다.
1월호 <멘즈 클럽>을 봤더니, 왜 올해 더플 코트가 유행하는지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었다.
그 설명에 의하면 더플 코트가 지금까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은 ①난방 시설이 충분히 보급되어 있는 요즘, 무거운 울 코트를 기피하는 경향이었다는 점과 ②방한복으로 가볍고 따뜻한 오리털 파커가 보급된 까닭이나, 올해 들어 갑자기 또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그러나 인간은 반드시 편리함, 기능성만으로 만족하는 존재는 아니기 때문'이란다.
이런 식으로 꼼꼼하게 설명을 해 주면, 탁하고 무릎을 치며 '음, 그런 이유에서였나'하고 중얼거리고 만다.
'XX가 지금 유행하는 이유'하는 식의 기사를, 나는 상당히 좋아한다. 그런 것을 읽고 있노라면 세상이 결코 마구잡이로 돌아가고 있지는 않다는 걸 알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 열심히 생각해 보면 장래에 관한 것도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건 그렇고 올해야말로 가볍고 따뜻한 오리털 파커를 사볼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