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찌그러지고 모난 모과일수록
향기는 더 짙게 나는 법입니다.
매끈하게 잘생긴 모과는 모양만 그럴 듯할 뿐
향기는 별로라고 합니다.
우리 사랑도 바로 그런 것이 아닐는지요?
훤히 뚫린 신작로처럼 매끄럽기만 하다면
그만큼 끝도 더 빨리 찾아오는 게 아닐까요.
울퉁불퉁 온갖 좌절과 고난을 겪고 난 다음에
찾아오는 사랑이야말로
그만큼 값지고 행복한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나는, 지금 우리 사랑이
어렵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습니다.
그대가 잠시 떠나 있다고 해서
우울해 하지 않습니다.
내 안에 그대가 남아 있는 한
진정한 행복은 끝내 찾아오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비바람을 겪고 난 나무가 더욱 의연하듯,
고난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우리 사랑이 더욱 향기롭게
열매맺을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