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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란 그런것이다. 여자들은 모든것을 요구하고 모든 것을 주는 것 같다. 여자들은 남자들을 완전히 신뢰 속으로 몰아놓고는 하찮은 이유를 들어 어느 날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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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잠에서 깨자마자 그녀는 문 밑에 떨어진 메모를 발견했다. 그것은 시적으로 푸른 쪽지라고 부르곤 한 것인데, 그렇게도 순수한 11월의 하늘에 다시 나타난 태양이 그녀의 방을 따뜻한 빛과 그늘로 가득 채워 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것이 시정을 자아내 주는 것 같이 생각되기도 했다.
"여섯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음악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
시몽이 쓴 것이었다 그녀는 미소지었다.
그녀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쓴 두 번째 구절 때문에 미소를 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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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을 거예요."하고 폴르가 말했다.
그러고는 시몽 쪽으로 눈길을 보냈다.
"나는 더 그렇겠죠. 그건 다른 문제예요. 다른 문제지." 하고 그가 말했다.
그러고는 가다 말고 비틀거리면서 그 일그러진 얼굴로 그녀 쪽으로 돌렸다.
그녀는 자기의 팔로 그를 받쳤다. 한 번 더 그녀는 자기의 행복을 받쳤듯이 자기의 슬픔을 받쳤다.
그녀는 이후로는 결코 느끼지 못할 것이기에 그처럼 격한 슬픔, 아름다운 슬픔, 아름다운 고뇌를 치르고 있는 그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거칠게 몸을 떼고 짐도 버려 둔 채 나가 버렸다.
그녀는 그를 쫓아 나가 난간에 몸을 숙이고 그의 이름을 소리쳐 불렀다.
"시몽, 시몽."그러고는 왜 그랬는지는 알수 없지만 이런 말을 덧붙였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원제에는 물음표(?) 대신에 꼭 점 세 개를 찍어야 한다는 사강의 주문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 드린다. 그녀에게도 치밀한 성격의 한 면이 있음을 암시해 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