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one Special, 2004
 
 감독 : 장진,  출연 : 정재영(동치성), 이나영(한이연) 

 
  사랑하잖아요 - 고현욱
 
 
 




이번에도 사랑이 아니었다. 늘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나면 사랑이 아니다.
난 아직도 사랑을 못해봤다. 첫사랑도 못해본거다.






지금은 9월 길어야 3개월 내년을 볼수 없을 거라 얘기하는거다.
내머린 이상하다. 흑백이고 게다가 악성... 술을 좀 먹어봐야겠다.
원래가 그렇다. 내년이 없어진 사람들은 대부분 술을 마신다





 
" 접어서 봉투에 담아왔어요. "

 




" 주사가 없으시네요? 그렇게 안보이는데.. " 

 



 
나는 오늘 남들에게는 다 있는데 나는 갖지 못한 세가지를 알았다.
나는 첫사랑이 없고, 난 내년이없고, 난 주사가없다.





 
" 나 왜 기억못해요? 여기서 서른 아홉발자국만 가면 우리집이예요.
처음엔 예순 발자국도 넘었는데 이제는 서른아홉 발자국만 가면 되요.
미행한거 아니에요. 자기 입으로 손가락까지 써서 가르쳐 줬잖아요.


 

 



   회상

 
" 사랑이 뭐 대수냐? 여자 만나면 이름부터 물어보고, 그 이름 알면 그 이름을 가진 그 여자 사랑하고,
그다음엔 나이 물어보고, 그 다음엔 좋아하는 음식... 그러면 그사람 사랑하게 되는거지모... "
 
 



 
" 누구야?  만나는 사람이야? "
" 아니야.. 그냥, 아는여자야 "
 
" 아는여자 많아요? 주변에 그냥 아는여자 많아요? 몇명이나 되요? "
" 거기가 처음이에요, 한 명도 없어요 "
" 다행이네.. 다행이다.. "

 
 
 

 사랑이란, 전봇대를 타고 감전 되듯이 전해진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말도안되는 영화였다.



 
               
 
아는 여자 - Day Light

 
 

 

 

 




 
" 이제 약같은거 갖고오지 마요? "

 

 


 " 너 사랑이몬지알아? "

" 저요 사랑에대해 잘 몰라요, 근데 사랑하면요 그냥 사랑아닙니까?
무슨사랑, 어떤사랑 뭐 그런게 어디 있나요, 그냥 사랑하면 사랑하는 거죠..
도둑이라서 잘은 몰라요. 뭐 드릴게 없어서 뭐 조그만거 놓고 갑니다. 사장님 "

 

 


 

" 그냥 저는 아는여잔데요. "

 






 

" 땅볼로 잡아서.. 확 던져가지고 관중석으로 들어가면 어떻게되요..? "
" 그러면 안되는데.......아니, 왜 거기다 던져요? "
" 재밌자나요, 안되요? "
" 안되요..아무것도모르네.."
" 그런거보고싶은데 "
 


 

 

 

" 만약에 두달밖에 못산다면은 뭐하고 싶냐고요? "
" 더 빨리죽으면 안되고요? 그 두달을 꼭 기다려야 되는거예요?
기다리지 않고 그냥 빨리 죽으면 안되는 거고요?
힘들잖아요 특별히 할것도 없는데 두달 기다려야 되는게.. "
 
 ....
 
 
그래 맞는 얘기다 두달밖에 살지 못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고통은 그 두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건 그리 많지 않다. 유서는 쓰지 않았다. 사실 그걸 읽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내 심장은 이것을 견뎌내지 못할 거란걸 알고있다. 자살로 마라톤을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영리한 선택이다. 고통도 심하지 않을 것이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죽을 수 있다. 난 오늘 세상을 떠난다.
 




 
마라톤 5등삼품은 김치냉장고다.

 



 
    모르죠 - 조영수

 

 

 
 
  " 나 고등학교때요, 아저씨 창문앞을 지나는데 자주 나왔어요..그래서 나도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 날 왜 좋아하게 됐어요? "
" 까먹었어요 오래되서.. "
" 지금도 내가 그렇게 좋아요? "
" 나란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랐자나요..내가 누군지, 나란 사람이 어디에 살고있는지,
내가 언제부터 얼마나 가까이에서 아저씨 느끼고 있었는지
몰랐잖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싫어하는지도.."
" 미안해요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서.. 미안해요 "


 

 
" 나 처음인게 많아요. 그래서 잘 모르는게 많아요. "
 



 
" 이런 옷 처음 입어요.. 야해요.. 런닝도 못입잖아요. 난 런닝 안입으면 배아프던데.. "
 
 
      빨간 원피스

 

 

 " 코파지 마요.. 안되요..더이상 코파면 안되요.. "

 



 
사랑이란 도대체 뭘까란 질문으로 참 오랜 세월을 보냈었다.
참 신기하게 그토록 궁금해 하면서도 난 한번도 국어사전에서 그 의미를 찾진 않았다.
거기에 써진 해답을 믿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기 때문 일거다.
하지만 분명한건 난 오늘 누군가를 위해서 볼을 던졌다.
 
 

 

 

 내가 살아서 던지는 마지막공이다.

오늘의 내모습을 내가 아는여자도 날 아는 다른 모두도 잊지 못할것이다.
모두안녕
 



 
 
" 사랑해요 "

 

 


 
" 사랑하다가 죽은거니까 원하는대로 된거네요.. 좋겠다 "
" 모르겠어요.. 나지금 왜이리 슬프죠..? "
" 왜요? 원하던 거였자나요 "
" 아닌가봐요, 사랑은 살아있을때만 느낄 수 있나봐요 "
 
 
 


 
" 저기요 내가 뭐좀 물어볼게있는데..이름이?..모예요? "
" 이연이요, 한이연 "
" 나이가? "
" 스물넷이요.. "
" 참 좋아하는 음식이? "
" 사발면 "
" 참 취미는? "
" 라디오요 "
" 혈액형은? 오형? "
" 비형 "
" 비형..성격이.. "
" 좋죠~ "

 

 

난 오늘 남들에겐 다 있는데 내게 없던 세 가지가 생겼다.
난 내년이 생겼고, 난 주사가 생겼고, 난 첫사랑이 생겼다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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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만든 장진 감독입니다
이런 자리에 글을 남기려니 쑥스러운 맘 투성이네요
다른 감독들도 가끔 이런 글을 남길까요?
그냥... 많은 분들이 써주신 감상 후기와 작은 단상들을 보다가 그보다도 소박한 울컥거림이 들었습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영화를 잘봐주신것... 보면서 어떤 심정이 들었건... 또 어떤 아쉬움이 남았건 ..이 영화에 대한 애착과 ...아울러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이 너무도 잘 느껴져 그냥 고마움의 끄적거림을 남깁니다.
영화를 잘보신 분들은 홍보나 마케팅의 부재를 애석해 하며 감독인 저보다도 더욱 안타까워 해주십니다. 고맙습니다. 또 이 영화를 보고 실망과 아쉬움을 느끼신 분들의 질책과 염려도 감사의 마음으로 새겨 담겠습니다.
영화를 만든 모든 스텝과 재영 나영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 그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전합니다. 늘 같음 맘뿐입니다. 발칙하고 이기적인 상상을 멋지게 실현 시켜 주신 대단한 분들 입니다. 아울러 홍보 배급을 담당하고 영화를 스크린으로 운반해 주신 분들도 나름 대로 최선을 다하셨지요. 물론 고맙습니다.
단지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고... 많은 분들이 보시고 더 많은 생각들을 듣고 싶었던 심정에 지금의 상황에 미약한 아쉬움이 남는건 사실 입니다. 상업 시장 한가운데에서 영화의 평가가 시장의 잣대로 평가되는 현실 속에서 어느 감독이라고 이런 고민과 불편한 설레임이 없었을까요?
하지만 삶이 나의 영화를 키워 나갈 것이며 세월의 다가옴이 더 큰 희망으로 저를 만날 것입니다.
능력의 미숙함은 통곡하듯 자신을 학대하게 합니다. 그래도 그 미움이 때론 이뻐서... 가끔은 어떤이들의 소박한 행복을 내 영화가 줄수 있다는 것에 또 한번 기뻐 춤춥니다.
어떤 상업적 결과로 또 어떤 의미적인 평가로 아는여자와의 만남이 끝날지 모르지만 ... 기억 하겠습니다. 극장 안에서 느낀 ... 저의 낭만에 대한 웃음과울음들...
끝으로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아는 여자를 보고 사랑의 의미를 스쳐 생각하셨고 보는 내내 유쾌하게 즐거우셨단 많은 글들... 내가 쓰지도 않은 내 어느 시절의 일기처럼 간직하겠습니다. 영화가 극장에서 모두 내려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어제,
영화를 보고 나온 어떤 남자분이 캔깡통을 즈려 밟고 친구와 웃으며 걷더군요. 영화가 그 남자분의 유년시절 장난스러움을 살짝 되돌려 준것 같아... 기분 좋았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이런것이 참 좋은 행복입니다.
고맙습니다.
- 의심은 안하셔도 됩니다.
전 이 영화를 만든 장진 감독이 맞고 ... 지금 제 진심이 이 글을 쓰며 조금도 왜곡되어지지 않길 빕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